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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젬마4 공개, 무료 AI가 유료 모델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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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빗장을 풀었다.
4월 2일, 구글 딥마인드가 Gemma 4를 공개했다. 오픈소스 AI 모델이다. 2B짜리 초경량부터 31B 대형까지 4종. 라이선스는 Apache 2.0. 상업적 이용, 수정, 재배포 전부 자유다. 돈 한 푼 안 받겠다는 거다.
이게 왜 큰일이냐면, 성능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31B 모델이 오픈소스 AI 세계 3위를 찍었다. 수학 문제 정답률 89.2%, 코딩 능력은 전 세대 대비 20배 뛰었다. "자기보다 20배 큰 모델을 능가한다"는 게 구글의 공식 주장이다.
10년 넘게 테크 블로그를 하면서 오픈소스 AI 모델 출시 뉴스를 수도 없이 봤는데, 이번은 좀 결이 다르다. "무료인데 이 정도면 유료 써야 할 이유가 뭐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2B 모델이 스마트폰에서 돌아간다

Gemma 4 라인업을 보면 구글이 뭘 노리는지 보인다.
가장 작은 E2B는 파라미터 23억 개. 스마트폰에서 돌릴 수 있는 크기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가 작동한다는 뜻이다. 그 위의 E4B는 45억 개로 태블릿이나 노트북급. 이 두 모델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비디오, 심지어 음성까지 처리한다.
26B MoE 모델은 좀 독특하다. 총 파라미터는 252억인데 실제 추론 때 활성화되는 건 38억뿐이다. 128개 전문가 중 9개만 골라서 쓰는 구조다. 덩치는 크지만 실제 연산량은 가벼워서 워크스테이션급 GPU면 충분하다. 컨텍스트 윈도우 256K — 소설 한 권을 통째로 넣을 수 있다.
맨 위의 31B Dense가 풀파워. 오픈소스 모델 중 세계 3위다.
솔직히 이 라인업 구성이 깔끔하다고 느꼈다. 스마트폰부터 서버까지 전부 커버하겠다는 건데, 이런 풀 스펙트럼 전략을 오픈소스로 밀어붙이는 건 구글 아니면 하기 힘들다.
아파치 2.0, 이게 진짜 뉴스다

모델 성능보다 더 중요한 건 라이선스 변경이다.
이전 Gemma 모델들은 구글 자체 라이선스를 썼다. 사용 제한 조항이 있었고, 구글이 조건을 바꿀 수 있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찜찜한 거다. "우리 서비스에 Gemma 넣었다가 구글이 갑자기 조건 바꾸면?" 이런 걱정 때문에 Qwen이나 Mistral 같은 아파치 2.0 모델로 빠지는 기업이 꽤 있었다.
Gemma 4는 아파치 2.0이다. 제약이 없다. Meta의 Llama 4는 월간 사용자 7억 명 넘으면 별도 계약이 필요한데, 젬마4는 그런 제한도 없다.
서울경제 헤드라인이 핵심을 짚었다. "딥시크에 고객 뺏긴 구글, 결국 빗장 풀었다." 중국발 오픈소스 모델들이 Apache 2.0으로 치고 올라오니까 구글도 더 버틸 수 없었던 셈이다.
내 생각에 이건 구글의 투트랙 전략이다. 젬마를 무료로 풀어서 개발자 생태계를 잡고, 더 큰 모델이 필요한 기업은 Gemini 유료 클라우드로 유도하는 구조. 무료 맛보기를 뿌려서 유료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형적인 프리미엄 모델이다. 영리하다.
숫자로 보면 더 놀랍다
수학 벤치마크(AIME 2026) 89.2%. 전 세대 Gemma 3가 20.8%였으니 네 배 넘게 뛰었다. 코딩은 Codeforces ELO 기준 110에서 2150으로 올랐다. 세대 간 도약으로는 역대 최대라고 한다.
에이전트 기능도 네이티브로 들어갔다. 함수 호출, JSON 출력, 시스템 명령어 처리를 모델 자체가 한다. 별도 프레임워크 없이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다. 140개 이상 언어를 지원하니 한국어도 당연히 된다.
NVIDIA가 Day-0 지원을 발표했고 AMD도 자사 GPU 최적화를 내놨다. Ollama나 LM Studio에서 바로 다운받아 쓸 수 있다. 젬마 시리즈 누적 다운로드 4억 회, 파생 모델 10만 개 이상.
유료 AI,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쯤 되면 GPT급 성능을 월 20달러 내고 쓸 이유가 점점 줄어든다. 물론 최상위 성능은 아직 클로즈드 모델이 앞서지만, 대부분의 실무 용도에서는 오픈소스로 충분해지고 있다.
오픈AI가 852조 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게 불과 며칠 전이다. 그런데 구글이 이런 모델을 무료로 뿌리고 있다. AI 산업의 돈은 모델 자체가 아니라 모델 위에 쌓는 서비스에서 벌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나는 이 흐름이 결국 소비자한테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격은 내려가고 성능은 올라간다. 다만 오픈AI처럼 모델 자체를 팔아서 먹고사는 회사들은 점점 힘들어질 거다. 852조짜리 기업의 해자가 오픈소스 앞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솔직히 나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