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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매출 600% 폭증—중국 D램이 삼성·SK를 실제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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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하나가 한국 반도체 업계를 흔들었다.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0% 가까이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600%라는 수치,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D램 반도체 팹 내부 공정

CXMT, 지금 어디까지 왔나

올해 2분기 기준 CXMT의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은 10%다. 삼성전자 38%, SK하이닉스 25%, 마이크론 24%에 이어 세계 4위. 불과 1~2년 전만 해도 4%대였던 점유율이 두 배 넘게 뛰었다.

3분기 매출 전망치는 1147억1197억 위안, 한화로 22조24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13분기 누적으로 따지면 전년 동기 대비 725741% 성장이다. 순이익도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더 눈여겨볼 건 CXMT가 자사주 매입에 최대 20억 위안(약 4000억 원)을 쓰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성장하는 기업이 자사주까지 사들인다는 건 내부에서 스스로를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는 신호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나

솔직히 처음엔 믿기 어려웠다.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도 없고, 미국 제재로 첨단 장비 도입이 막힌 상태에서 어떻게 이런 성장이 가능한 건지.

글로벌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 경쟁

답은 두 가지다.

첫째, 범용 D램 시장의 저가 공세다. CXMT는 DDR4 제품을 시장가 절반 수준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SK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같은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면서 비운 범용 메모리 자리를 파고들었다. AI 붐으로 HBM 수요가 폭발하자 삼성·SK는 HBM 쪽으로 생산 역량을 몰아넣었는데, 그 틈이 CXMT한테는 기회가 된 셈이다.

둘째, 한국·일본·대만 엔지니어 1000명 이상을 영입한 인재 확보 전략이다. 기술력 격차를 단기간에 좁히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하다. 현재 CXMT의 최신 공정은 16nm 수준으로, 삼성과 SK가 2021년에 본격 양산했던 1z 세대(15.8~16.2nm)와 같다. 격차가 3년으로 좁혀진 것이다.

DDR5, 그리고 HBM 도전

CXMT는 DDR5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 8000Mb/s, 단일 칩 용량 24Gb를 구현했는데, 이건 지금 삼성·SK의 주력 제품과 동등한 스펙이다. 미국 수출 제재를 받고 있는 기업이 이 수준을 달성했다는 게 솔직히 놀랍다.

HBM도 준비 중이다. HBM2E 양산이 올해 상반기에 시작됐고, HBM3는 샘플 납품을 거쳐 내년 본격 양산이 목표다. HBM3E는 2027년 개발 계획이다. 한국이 5세대 HBM(HBM4)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은 2~3세대 HBM 시장을 장악하려는 그림이다.

LPDDR6도 신경 쓰인다. CXMT가 샤오미와 협력해 LPDDR6 메모리 공급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렸다. 스마트폰 메모리 시장까지 중국이 들어온다면 삼성·SK에 가장 아프게 닿는 부분이다.

한국에는 어떤 의미인가

10년 전 중국 반도체 얘기는 "언젠간 따라잡힐 수도 있다" 정도의 먼 이야기였다. 그런데 지금은 현실이 됐다. 점유율 10%, 기술 격차 3년. 이게 지금 상황이다.

D램 HBM 메모리 칩 클로즈업

그렇다고 무너진다고 보진 않는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50%를 가져가고 있고, 엔비디아 H100·B100 시리즈에 HBM3E를 납품하는 핵심 파트너다. AI 고성능 메모리 시장은 CXMT가 단기간에 뚫기 어려운 진입 장벽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CXMT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 삼성·SK의 범용 D램 사업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 DDR4 가격은 이미 CXMT발 공급 과잉 영향을 받고 있다.

제재의 한계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가 CXMT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EUV 장비 없이도 멀티패터닝 기술로 16nm 공정을 구현했고, 수율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EUV가 없으면 10nm 이하로 내려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지만, 16nm에서 AI 인프라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를 공급하는 데는 충분하다.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어도 매출 600%가 나오는 시대다.

결국 CXMT가 HBM4 같은 최첨단 영역을 따라잡는 건 몇 년 더 걸릴 일이지만, 범용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자가 됐다. 한국 반도체가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3년에서 더 벌릴 수 있을지, 아니면 점점 좁혀질지. 내년 HBM4 양산 결과가 어느 정도 답을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