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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MS와 6년 독점 끝냈다 — 아마존 57조가 만든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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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10억 달러를 처음 투자하면서 시작된 관계가 6년 만에 큰 변곡점을 맞았다. 오픈AI는 현지시간 4월 27일, MS와의 독점 계약을 해제하고 AWS·구글 클라우드에도 자사 AI 모델을 공급할 수 있도록 계약을 재편했다고 밝혔다.

이게 단순한 계약 변경이 아니다. AI 클라우드 시장의 권력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사건이다.
아마존 57조, 독점의 균열을 만들다
직접적인 계기는 아마존이었다. 올 2월 오픈AI는 아마존으로부터 최대 500억 달러(약 72조 원) 투자를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차로 150억 달러(약 21조 원)를 받고, 조건 충족 시 추가로 350억 달러를 받는 구조다.
문제는 기존 오픈AI-MS 계약이었다. 오픈AI가 MS 애저 이외의 클라우드에 제품을 공급할 수 없도록 묶여 있었기 때문에, 아마존이 오픈AI 모델을 AWS에 올리려 해도 법적 충돌 소지가 있었다.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 재편은 사실상 "아마존 딜의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오픈AI 수익 담당 임원 데니스 드레서는 내부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MS 독점 계약이 기업 고객들이 원하는 곳에서 만나지 못하도록 능력을 제한해왔다."
솔직히 나는 이 말이 핵심이라고 본다. 오픈AI는 지금 B2B 기업 시장으로 본격 확장하려는 시점이다. 기업 고객 입장에서 "오픈AI 쓰려면 무조건 애저 써야 합니까?"는 거래를 깨는 질문이 된다.
새 계약 구조, 세 가지 핵심 변화
계약 재편의 골자는 세 가지다.
첫째, MS의 라이선스가 비독점으로 전환됐다. MS는 2032년까지 오픈AI IP와 모델에 대한 라이선스를 유지하지만, 독점에서 비독점으로 바뀐다. 오픈AI는 이제 AWS, 구글 클라우드, 그 외 클라우드에도 자유롭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둘째, 수익 공유에 상한선이 생겼다. 오픈AI는 2030년까지 MS에 수익 일부를 분배하는 구조를 유지하되, 총액 상한이 설정됐다. 구체적인 상한선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반면 MS는 오픈AI에 내던 수익 공유금을 이제 내지 않아도 된다.
셋째, MS는 여전히 '주요 클라우드 파트너'다. 오픈AI는 MS가 지원 가능한 기능에 대해서는 애저에 우선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독점 해제"지 "결별"이 아니다.

AWS에 준 특권 — '프론티어' 에이전트 독점
흥미로운 건 오픈AI가 AWS에 상당한 특권을 줬다는 점이다. 오픈AI의 새 에이전트 제작 도구 'Frontier'의 독점 공급권을 AWS에 줬고, AWS Bedrock 위에서 돌아가는 '스테이트풀 런타임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 기술은 AI 에이전트가 작업과 맥락을 장기간 기억하도록 하는 인프라다.
현재 기존 380억 달러 규모의 AWS 계약을 향후 8년에 걸쳐 1000억 달러(약 144조 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함께 나왔다.
이 숫자를 보면 오픈AI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보인다. MS는 기존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고, AWS는 새롭게 키우는 관계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는 오픈AI 계약 발표 직후 "오픈AI 모델이 곧 AWS에 올라올 것"이라고 직접 발언했다.
MS 입장에서 보면
MS 주가는 이 소식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장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거나, 아니면 MS에게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MS 입장에서 따져보면, 이 계약 재편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MS는 아직도 오픈AI의 주요 파트너 지위를 유지한다. 2032년까지 비독점 라이선스를 유지하고, 오픈AI로부터 2030년까지 수익 공유도 받는다. 오히려 자기들이 내던 수익 공유금은 안 내도 된다.
게다가 MS 내부에서도 오픈AI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어왔다.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코파일럿 제품군을 독자적으로 확장 중이다. 오픈AI의 멀티클라우드 전환이 MS에게 "우리도 이제 독자 노선 가도 된다"는 명분을 줄 수도 있다.
클라우드 삼파전의 시작
결국 이 사건이 뜻하는 건 AI 모델과 클라우드 인프라의 이분화다. GPT, 클로드, 제미나이 같은 AI 모델은 특정 클라우드에 종속되지 않고 어디서나 돌아가는 방향으로 간다. 클라우드 업체들은 AI 모델을 '올리는' 인프라 경쟁을 하게 된다.

MS 애저, AWS, 구글 클라우드가 "오픈AI 모델을 더 빠르게, 더 싸게, 더 잘 돌린다"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오픈AI는 어디서나 팔 수 있고, 클라우드 업체들은 오픈AI를 미끼로 기업 고객을 유치하려 든다.
이 구도에서 단기적으로 가장 불리한 건 MS다. 기존에는 "오픈AI 쓰려면 애저"라는 묶어팔기 효과가 있었는데, 그게 사라졌다. 장기적으로는 AI 인프라 경쟁이 심화되면서 클라우드 요금 자체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픈AI가 이 재편을 통해 얻는 게 훨씬 크다고 본다. 기업 고객을 직접 공략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고, 아마존의 57조 원이라는 실탄을 손에 쥐었다. 6년간의 MS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진짜 독립적인 AI 회사로 자리잡는 과정이 시작됐다.
MS와의 독점이 처음부터 영원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단지 이렇게 빨리, 이렇게 큰돈이 계기가 될 줄은 몰랐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