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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공포지수 8, FTX 이후 최저 — ETF 매도 속 고래는 27만 BTC 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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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8천 달러.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다. 근데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비트코인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가 8까지 떨어졌다. 100점 만점에 8이면 사실상 바닥이다. 이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46일 연속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구간에 머물러 있다. 2022년 FTX 터졌을 때 이후로 처음 보는 수준이다.

10년 넘게 이 시장을 지켜봤는데, 공포지수가 한 자릿수까지 내려가는 건 정말 드물다. 2018년부터 추적 시작한 이래로 10 밑으로 내려간 게 딱 세 번이다. 2020년 코로나 폭락, 2022년 테라·루나 사태, 그리고 지금.

비트코인 공포·탐욕 지수가 8까지 추락한 모습

ETF에서 돈이 빠지고 있다

1분기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약 5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1월에만 16억 달러가 빠져나갔고, 2월 2억, 3월은 좀 들어왔다가 월말에 다시 빠졌다. 블랙록 IBIT에서 하루에 2억 달러가 빠진 날(3월 27일)도 있었다.

작년 이맘때는 어땠나? ETF들이 4만 6천 BTC를 사들이고 있었다. 올해는 반대다. 기관이 팔고 있다는 건 단순히 가격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 유가 100달러 시대,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위험자산 자체를 줄이고 있는 거다.

솔직히 이 흐름만 보면 암울하다.

ETF 매도세와 고래 매수의 엇갈린 행보

근데 고래들은 사고 있다

재밌는 건 이거다. 공포에 질린 개인이 팔 때, 대형 지갑(고래)들은 오히려 27만 BTC를 쓸어담았다. 온체인 데이터가 보여주는 숫자다.

역사가 말해주는 것도 있다. 공포지수가 10 이하로 떨어진 뒤 결과를 보면:

  • 2020년 3월 (코로나 폭락) → 이후 1,400% 상승
  • 2022년 6월 (테라·루나) → 이후 약 150% 상승

두 번 다 "이번엔 진짜 끝이다" 소리가 나왔었다. 지금도 똑같은 소리가 나온다. 내가 장담하는 건 아니지만,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이란 전쟁 변수

트럼프가 "2~3주 안에 이란 전쟁 끝낸다"고 했다. 이 발언 하나에 오늘 비트코인이 2.88% 올랐고, 코스피는 5.49% 폭등했다. 시장이 얼마나 전쟁 리스크에 눌려 있었는지 보여주는 반응이다.

진짜 종전이 되면? 유가가 빠지고, 달러가 약해지고, 위험자산으로 돈이 돌아온다. 비트코인 입장에서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윈터뮤트(시장 조성 업체)는 종전 시 7만~7만 4천 달러까지 숏 스퀴즈가 가능하다고 봤다.

근데 트럼프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엔... 글쎄. 전쟁이란 게 "2~3주"에 정리될 성질의 것은 아니니까.

극단적 공포 이후 역사적 반등 패턴

바닥일까, 함정일까

내 생각을 솔직히 말하면, 지금 당장 더 빠질 수 있다. 6만 7,500달러 지지선이 깨지면 6만 달러대 초반까지도 열린다. 공포지수가 낮다고 무조건 바닥인 건 아니다.

그런데 1년 뒤를 놓고 보면 얘기가 다르다. 공포지수 한 자릿수에서 산 사람이 손해 본 적은 — 적어도 지금까지는 — 없었다. 고래들이 27만 BTC를 모으는 이유가 있을 거다.

지금 시장은 "모두가 무서워할 때 사라"는 말이 맞는 구간인지, 아니면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마라"가 맞는 구간인지 갈리는 시점이다. 확실한 건 하나다. 46일 연속 극단적 공포라는 숫자 자체가 이미 역사적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