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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나스닥·환율 삼중고, 4월 시작부터 빨간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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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일 | 글로벌 시장 분석


만우절이라 장난이었으면 좋겠는데,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한다. 코스피 5,438, 나스닥 20,948, 원달러 1,517원. 3월 한 달 동안 투자 계좌를 안 열어본 사람은 현명했고, 열어본 사람은 후회했을 거다.

3월 초 미·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공포가 한 달이 지나도 전혀 가시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어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유가 100달러 돌파, 외국인 19.9조 원 순매도.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한국 증시는 그야말로 멀티 펀치를 맞은 모양새다.

나는 10년 넘게 시장을 보면서 이런 조합이 동시에 터진 적이 몇 번 없다고 기억한다.


코스피, 5,400선이 무너진 진짜 이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거래일 만에 각각 12%, 20% 빠졌다.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단순한 조정이 아니다.

겉으로 보면 중동 리스크가 트리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구조적인 문제가 겹쳐 있다. 외국인이 2월 한 달에만 코스피에서 19.9조 원을 빼갔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3월에도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5,300선까지 밀렸다가 겨우 5,400대로 올라온 거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이란 에너지 시설 타격 유예 기한을 4월 6일까지 연장했는데, 협상이 결렬되면 추가 공습 가능성이 살아있다. 시장이 이걸 반영하지 않았을 리가 없지만, 실제로 터지면 또 다른 차원의 충격이 올 수 있다.

코스피 추이 — 3월 한 달간의 하락세를 보여주는 차트

솔직히 말하면, 지금 코스피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본다.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지 않는 한 반등해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나스닥, 공식적으로 '조정 국면'

나스닥이 고점 대비 10% 넘게 빠지면서 공식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3월 마지막 주에만 3.23% 급락했다. 엔비디아 -2.17%, 테슬라 -2.76%. AI 대장주들이 선두에서 끌려내려오고 있다.

재미있는 건 월마트 같은 방어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거다. "기술주 버리고 월마트 샀다"는 헤드라인이 나올 정도면 시장 심리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올 것이다.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로테이션. 교과서적인 위기 대응 패턴이다.

월가에서는 4월 FOMC 회의(28~29일)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면 금리 인하는 더 멀어지고, 그러면 기술주에는 악재가 된다.

나스닥 조정 국면 진입 — 기술주 매도세가 확대되고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조정 국면이 반드시 폭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025년에도 나스닥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한 달 만에 회복했다. 물론 그때는 중동 전쟁이 없었지만.

환율 1,517원, 17년 만의 영역

원달러 1,500원. 이 숫자를 마지막으로 본 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17년 만이다.

단순히 숫자가 크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1,500원대가 "뉴노멀"이 되어가고 있다는 게 더 무섭다. 3월 초에 한 번 찍고 내려올 줄 알았는데, 한 달이 지나도 1,510원대에서 붙어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3월 30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가 장기화되면 환율이 1,500원 위에서 오래 머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활 물가에도 직격탄이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서 석유, 식료품, 공산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수밖에 없다. 이미 편의점 도시락 가격이 5,000원을 넘겼다는 뉴스가 나오는 판에, 환율까지 이러면 체감 물가는 더 올라갈 거다.

원달러 환율 추이 —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00원 돌파

4월에 뭘 할 수 있을까

냉정하게 보면, 4월 초반은 관망의 시간이다. 4월 6일 이란 협상 기한, 4월 말 FOMC. 이 두 이벤트 전까지는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현실적인 선택지 몇 가지를 정리해보면 이렇다. 달러 자산을 가지고 있다면 일부 환차익 실현을 고려해볼 만하다. 원화가 이 수준에서 더 약해지기보다는 협상 타결 시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식은 방어주 비중을 높이거나, 아예 현금 비중을 늘려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 가장 위험한 행동이 "저가 매수"라는 이름으로 풀베팅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바닥이 어딘지 아무도 모른다. 17년 만의 환율, 역대 최대 외국인 매도, 중동 전쟁. 이 셋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싸니까 산다"는 논리는 위험하다.

4월이 끝나면 좀 더 그림이 보일 것 같다. 지금은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