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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는 왜 AI에 199조를 쓰면서 8000명을 잘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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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메타가 발표를 하나 냈다. 다음 달부터 전체 직원의 10%, 약 8000명을 자른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날 마이크로소프트도 공지를 올렸다. 창사 51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연다고. 대상은 미국 직원 중 나이와 근속 연수를 합쳐 70이 넘는 고참 인력들이다.

두 뉴스가 나란히 떴고, 이걸 보면서 드는 생각은 하나였다. 이 회사들은 지금 AI에 얼마를 쓰고 있는 걸까?

메타가 올해 AI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1350억 달러다. 원화로 따지면 약 199조 원이다. 그 돈을 쏟아부으면서 사람을 8000명 자르는 게 앞뒤가 맞는 얘기인지, 솔직히 처음엔 이해가 안 됐다.

메타 저커버그 AI 투자 구조조정

AI 슈퍼클러스터에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알면 이해된다

메타가 올해 짓고 있는 AI 슈퍼클러스터는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엔비디아 GPU를 수십만 장 단위로 구매해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이게 전기세, 냉각 비용, 인프라 구축비까지 합치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수십조 원이 기본이다.

그 돈이 어디서 나오냐는 질문에 저커버그의 답은 명확했다. 기존 인력을 줄여서 비용을 상쇄하겠다는 거다. 메타 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다.

20222023년 메타가 2만 명 넘게 자른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때 저커버그가 '효율성의 해'를 선언하면서 시작된 구조조정이었고, 그 결과 20242025년 실적이 폭등했다. 이번 8000명 감원은 그 연장선이다. 다만 이번엔 명분이 AI 투자 재원 확보라는 점이 다르다.

MS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상황은 메타와 결이 다르다. MS는 2022년 말부터 오픈AI와 손잡고 AI 붐을 주도해온 회사인데, 정작 자사 핵심 AI 상품인 '365 코파일럿'의 실제 보급률이 구독자 4억 5000만 명 중 3%에 불과하다.

AI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는데, 수익 회수 속도가 시장 기대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는 거다. MS 주가가 올해 1~3월에만 24% 급락한 게 그걸 숫자로 보여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분기별 최대 낙폭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희망퇴직 AI 코파일럿

그래서 MS의 명퇴 프로그램은 순수한 비용 절감 성격이 강하다. AI 투자 부담이 커지고, 기대했던 AI 수익이 아직 못 따라오는 상황에서 고참 인력을 조용히 정리하는 방식이다. 나이와 근속 연수를 기준으로 자르는 건,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인력을 먼저 없애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10년 이상 블로그를 하면서 빅테크 구조조정 뉴스를 꽤 많이 봤는데, MS가 희망퇴직이라는 카드를 꺼낸 건 좀 의외였다. MS는 해고를 자주 하는 회사는 아니었거든. 이게 일회성인지, 아니면 더 큰 구조 변화의 시작인지가 관건이다.

빅테크가 AI에 돈을 쏟는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지금 AI 인프라 투자는 선택이 아니다. 옵션이 없다는 게 맞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딥마인드가 모델 성능 경쟁을 계속 이어가는 상황에서, 메타나 MS가 GPU 구매를 늦추거나 데이터센터 확장을 미루면 그 순간부터 격차가 벌어진다. AI 모델은 일단 뒤처지면 따라잡는 데 돈이 두 배로 든다는 게 업계의 통념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수익이 안 나도 계속 투자해야 하는 구조다. 메타가 1350억 달러를 쓰겠다고 한 건 과감한 결정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베팅이라고 봐야 한다.

문제는 그 돈이 공중에서 생기지 않는다는 거다. 인건비를 줄여서 자본 지출 여력을 만드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고, 메타와 MS는 지금 그 방법을 쓰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GPU 서버 인프라

해고된 8000명은 어디로 가나

솔직히 이 질문이 제일 불편하다. 메타 직원들은 실리콘밸리에서 꿈의 직장으로 꼽히는 곳에 다녔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AI에 투자하려면 니가 나가야 해"라는 통보를 받은 셈이다.

아이러니는 이 사람들 중 상당수가 AI 역량이 없어서 잘리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영업, 마케팅, HR 등 간접 부서 인력들이 주로 타깃인데, 이 직종들은 AI 자동화 압력을 가장 먼저 받는 동시에, AI 기업들의 구조조정에서도 가장 먼저 잘리는 위치다.

이중으로 불리한 구조다.

메타 채용 공고를 보면 재밌는 게, AI 엔지니어와 연구직 채용은 그 와중에 계속 열려 있다. 8000명을 자르면서 동시에 다른 역할로는 사람을 뽑고 있다. 이걸 두고 무자비하다고 할 수도 있고, 그냥 현실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결론이라기보다는 현재 상황 정리

메타와 MS의 이번 결정이 옳은지 그른지는 2~3년 뒤에 나온다. 메타가 1350억 달러를 투자해서 실제로 AI 수익을 만들어낸다면 이번 구조조정은 탁월한 선택이 되고, MS가 AI 코파일럿 보급률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면 명퇴 프로그램은 그냥 필요한 조정이었던 게 된다.

반대로 AI 수익화가 계속 지연된다면? 지금 자른 8000명과 명퇴 대상자들만 손해를 보고, 회사는 여전히 AI 투자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구글, 아마존, 애플도 지금 비슷한 계산을 하고 있을 거다. 2026년 빅테크 전체의 AI 투자 총액은 올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지가 앞으로 1~2년의 핵심 이슈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