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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6 최대 30만원 올랐다, 아이폰은 관세 어떻게 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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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일 삼성전자가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을 공개했을 때, 솔직히 좀 놀랐다. 256GB 기본 모델이 전작보다 9만9000원 올랐고, 1TB 울트라는 29만5000원 뛰었다. 3년 만의 인상이다. 갤럭시 S23 이후 계속 가격을 묶어왔던 삼성이 결국 손을 든 것이다.

공식 이유는 '칩플레이션'이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도 높게 유지됐다. 그건 사실이다. 그런데 내가 더 신경 쓰이는 건 따로 있다. 트럼프 관세 앞에서 애플과 삼성이 처한 상황이 너무 다르다는 점이다.

갤럭시 S26 언팩 2026 발표 현장

칩플레이션, 진짜 숫자로 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 S26 언팩에서 노태문 MX 사업부 사장이 직접 "국내 시장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올리면서도 최대한 억눌렀다는 뉘앙스였다. 실제로 글로벌 출하가 대비 국내 가격을 비교해보면 한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다는 분석도 있다.

2026년 DRAM 가격은 전년 대비 87% 이상 올랐다. NAND도 79% 상승했다. 고성능 스마트폰은 DRAM을 12GB 이상 탑재하는 게 기본이 됐고, S26 울트라 1TB 모델은 부품 원가 자체가 상당히 두껍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중이다. 달러로 사오는 부품 값이 원화로 환산하면 더 올라가는 구조다.

그래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데는 동의한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어떻게 관세를 피했나

올해 초부터 스마트폰 관세 얘기가 계속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에 46%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베트남 생산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직격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40~50%는 베트남에서 만들어진다.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년 전부터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결과다. 그런데 트럼프는 베트남에 46% 관세를 때렸다.

애플은 다른 길을 탔다. 향후 4년간 미국 내 투자를 기존 5000억 달러에서 60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미국에서 건설 중이거나 건설하기로 약속한 회사에 대해 반도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애플을 콕 찍어서 한 얘기나 다름없었다.

처음에는 이걸 두고 '애플세'라는 말이 나왔다.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애플이 주된 타깃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오히려 반대다. 애플은 미국 투자 약속을 카드로 써서 관세 우산을 확보했고, 삼성은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됐다.

삼성이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 테일러팹 가동을 올 연말로 예정하고 있다. 파운드리 공장이지만, 미국 내 투자 확대 신호를 보내는 의미가 있다. 다만 애플처럼 "구체적으로 얼마를 투자하겠다"는 숫자를 내밀지는 않았다.

애플 스토어 오픈 현장

반도체 관세 232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다

스마트폰만의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1월 무역확장법 232조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첨단 AI 칩에 25% 관세를 즉시 부과했다. 엔비디아 H200, AMD MI325X 같은 고성능 칩들이 대상이다. 그리고 향후 반도체 전반으로 관세 범위를 넓히겠다고 예고했다.

이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AI 서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엔비디아 GPU 하나에 HBM이 붙어서 팔리는 구조인데, 여기에 관세가 붙으면 공급망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특히 삼성전자는 1월에 "추가 미국 투자 없으면 100% 관세 경고를 받을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물론 이후 상황 변화가 있었다. 삼성은 엔비디아 GTC 2026에서 HBM4E를 공개하고 베라 루빈 플랫폼 전체 메모리 공급을 공식화하면서 엔비디아와의 관계를 강화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삼성을 너무 압박하면 엔비디아 생태계에 영향이 가는 구조다. 그래서 완전히 밀어붙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반도체 관세 방향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불확실성이 계속된다.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무너지면

지금 당장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를 정리하면 이렇다. 국내 갤럭시 S26 가격은 올랐다. 미국 현지 가격도 올랐거나, 향후 관세가 현실화되면 더 오를 수 있다. 반면 애플은 미국 내 투자 약속으로 관세 부담을 상당 부분 희석시켰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점유율 격차는 이미 크다. 애플이 50~55% 수준으로 독주하고 있고, 삼성은 20% 안팎이다. 가격 차별이 심화되면 이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10년 넘게 스마트폰 시장을 보면서 느낀 건, 가격 경쟁력은 한번 무너지면 회복이 정말 어렵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어, 갤럭시가 아이폰이랑 가격이 비슷하네"라고 느끼는 순간 다른 선택지를 본다. 지금 삼성이 처한 상황이 딱 그 위험선 근처다.

삼성 입장에서 유일한 카드는 AI 기능 차별화와, 미국 투자 약속을 통한 관세 협상력 확보다. 실제로 미국 법인 투자 계획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다. 아직은 '예고' 단계지만, 올해 안에 뭔가 구체적인 숫자가 나와야 할 것 같다.

갤럭시 S26 가격 인상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그런데 그 배경에 있는 관세 구조의 불균형, 그리고 애플이 그 구조 안에서 영리하게 움직이는 방식을 보면 단순한 가격 이슈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게임은 아직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