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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공포 확산이 코인 시장에 미친 영향: ETH·SOL 추가 하락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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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커피 한 잔을 들고 코인 차트를 열었다가 커피를 쏟을 뻔한 분이 꽤 있을 것이다. 비트코인이 6만 3천 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치고, 이더리움은 1,800달러선이 무너졌으며, 솔라나는 80달러 방어선마저 뚫렸다.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2.25조 달러까지 쪼그라들었고, 하루 만에 3.7억 달러 규모의 강제 청산이 발생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27% 하락했고, 2월 한 달만 놓고 봐도 19%가 빠졌다.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만큼 처참한 성적표다.

그런데 이번 하락의 트리거가 좀 독특하다. 코인 자체의 악재도 아니고, 규제 당국의 칼날도 아니다. 범인은 바로 AI다. 정확히 말하면, 인공지능이 기존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너무 빠른 속도로 갈아엎고 있다는 공포가 월스트리트를 강타했고, 그 충격파가 암호화폐 시장까지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시작된 패닉이 코인판의 레버리지 롱 포지션을 연쇄적으로 청산시키면서, 하락의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주요 암호화폐 24시간 하락률 주요 암호화폐 24시간 하락률 — BCH가 -10.77%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BTC -3.77%, ETH -2.89%, SOL -2.89% 순이었다

IBM, 25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내다

사건의 발단을 들여다보면, AI 기업 Anthropic의 발표가 결정적이었다. 이 회사가 자사의 인공지능 개발 도구인 Claude Code가 COBOL이라는 레거시 프로그래밍 언어의 코드 현대화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

COBOL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생소한 이름일 텐데, 이 언어가 실제로 담당하는 영역을 알면 놀랄 수밖에 없다. Anthropic에 따르면, 미국 ATM 거래의 약 95%가 COBOL로 작성된 시스템에서 처리되고 있다. 금융기관, 항공사, 정부 기관에서 수천억 줄의 COBOL 코드가 지금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으며, 이 시스템들이 하루라도 멈추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ATM부터 항공 예약 시스템까지 전부 마비될 수 있다.

근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이 COBOL 시스템을 처음 만들고 수십 년간 유지해온 개발자 세대가 거의 전부 은퇴했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COBOL을 가르치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이고, 이 언어를 읽고 수정할 수 있는 엔지니어를 찾는 것 자체가 매 분기마다 더 어려워지고 있다. Anthropic은 이 상황을 "개발자들이 은퇴하면서 그들이 보유한 제도적 지식도 함께 떠났다"라고 표현했는데, 꽤 정확한 진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IBM이 수십 년간 이 레거시 시스템의 유지보수와 현대화 컨설팅으로 매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려왔는데, AI가 이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하니 시장이 패닉에 빠진 것이다. IBM 주가는 하루 만에 13.15% 폭락했고, 이건 2000년 10월 이후 무려 25년 만의 최대 단일 낙폭이었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약 400억 달러, 원화로 대략 54조 원가량이 하루 만에 허공으로 사라진 것이다.

바이낸스의 공동창업자 CZ는 이 상황을 보고 소셜미디어에 한마디를 남겼다. "월스트리트는 그동안 크립토를 걱정했는데, 정작 걱정해야 할 건 AI였다"는 내용이었는데, 전통 금융권이 오랫동안 암호화폐의 변동성과 리스크를 비난해왔던 것에 대한 통쾌한 반격이자, 현재 상황의 아이러니를 정확히 꿰뚫는 코멘트였다.


연쇄 반응의 메커니즘: AI에서 시작해 코인까지

IBM만 맞은 게 아니다. AI 디스럽션 공포는 소프트웨어 섹터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소프트웨어 중심 ETF가 하루 만에 4.8% 급락했고, 사이버보안 관련 종목들에서는 이틀 만에 5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녹아내렸다. DoorDash와 American Express는 6.5% 넘게 빠졌고, 결제 업종의 대장주 Visa까지 4.22% 하락하며 사실상 업종 불문 전방위적 매도세가 벌어졌다. S&P 500은 1% 넘게 밀렸고, 다우존스와 나스닥도 동반 하락했다.

여기에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것이 Citrini Research의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2028년 6월을 배경으로 한 가상 시나리오를 담고 있었는데, AI의 급격한 발전이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대규모 실업을 유발하고, 소비 지출이 급감하며, 소프트웨어 담보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결국 본격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는 내용이었다. 보고서 스스로도 "이건 시나리오지 예측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이미 두려움에 젖어 있는 투자자들에게 그런 면책 조항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DoorDash의 공동창업자 Andy Fang마저도 "우리 발밑의 땅이 흔들리고 있다"고 인정할 정도였으니, 시장의 공포가 얼마나 깊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AI 공포 연쇄 하락 구조 AI 기술 발전 발표에서 시작된 공포가 IBM 폭락, 소프트웨어 섹터, 미국 증시를 거쳐 암호화폐 시장까지 도달한 연쇄 하락의 전체 구조

핵심은 최근 몇 달간 암호화폐 시장과 소프트웨어 주식 사이의 상관관계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점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이라는 하나의 범주에 소프트웨어 주식과 암호화폐를 함께 넣어두고, 리스크 오프 신호가 켜지면 이 바구니를 통째로 내다 팔아버리는 패턴이 고착화되어 있는 것이다. 코인 시장 입장에서는 자기 잘못도 아닌데 남의 싸움에 끌려 나가 맞는 격이라 할 수 있겠다.


이더리움(ETH) — 2,000달러 탈환은 아득한 이야기

이더리움의 현재 상황은 주요 코인 중에서도 특히 걱정스러운 축에 속한다. 가격은 약 1,824달러를 기록 중이며,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활발하게 논의되던 "2,000달러 탈환 시나리오"는 이제 완전히 물 건너간 이야기가 되었다. 오히려 1,800달러 지지선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으로 180도 뒤집혔다.

기술적 분석의 관점에서 ETH는 현재 1,800달러라는 심리적으로 중요한 지지선 바로 위에 간신히 걸쳐 있는 상태다. 이 라인이 종가 기준으로 뚫리면 다음 유의미한 지지 구간은 1,700달러 부근인데, 여기서도 충분한 매수세가 유입되지 못하면 그야말로 바닥을 모르는 하락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연이어 나오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는 이미 극단적 약세 영역에 진입해 있어서, 공포가 매도를 부르고 매도가 다시 더 큰 공포를 만드는 전형적인 악순환의 고리가 가동 중이다.

중기적으로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는 이벤트는 2026년 상반기에 예정된 대규모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Glamsterdam'이다. 초당 거래 처리량을 기존 대비 대폭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업그레이드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이더리움의 기술적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하면서 가격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하반기에도 Hegota라는 추가 업그레이드가 로드맵에 올라 있어 기술 발전의 모멘텀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거시경제의 매크로 공포가 투자 심리를 찍어누르고 있는 지금, 기술 업그레이드 일정만으로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엔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솔라나(SOL) — 75달러, 여기서 버텨야 한다

솔라나의 하락세는 이더리움보다 더 가파르고 극적이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100달러를 넘나들며 나름대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SOL이, 연이은 매도 폭탄에 80달러 지지선마저 뚫리면서 현재 76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2주 만에 거의 절반 가까이 빠진 셈인데, 이 정도면 단순한 조정이라고 부르기엔 낙폭이 과하다.

시장 참여자들이 지금 가장 주목하고 있는 가격대는 75달러다. 기술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지선인데, 이 수준이 뚫리면 다음으로 의미 있는 매수 벽까지 상당한 공백 구간이 있기 때문에 추가 급락의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일부 비관적인 분석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50달러대까지의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데,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그런 전망을 단순히 과장이라고 무시하기가 어렵다.

ETH SOL 지지선 분석 이더리움과 솔라나의 2주간 가격 추이. 두 코인 모두 최후의 지지선 근처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중이다

공포탐욕지수 9 — 숫자 하나가 말해주는 시장의 온도

현재 시장의 체감 온도를 하나의 숫자로 압축하면, 공포탐욕지수 9가 전부를 설명해준다. 이 지수는 변동성, 시장 모멘텀과 거래량, 소셜미디어 분위기, 설문조사 결과, 비트코인 도미넌스, 구글 트렌드 데이터 등 6개 축을 종합해서 0부터 100 사이의 숫자로 산출하는데, 10 이하라는 것은 문자 그대로 측정 가능한 모든 지표가 최악의 구간에 몰려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역사 데이터에서 발견되는 패턴 하나가 눈에 띈다. 2020년 이후 이 지수가 10 아래로 내려간 모든 시점을 추적해보면, 그 지점으로부터 1년 뒤의 평균 수익률이 +150%에서 +200% 범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물론 매번 약세장에서 "이번에는 다르다"는 경고가 울려 퍼지긴 하지만, 극단적 공포가 반드시 극단적 손실의 전주곡은 아니었다는 사실은 참고할 만하다.

한편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은 이 와중에도 비트코인이 0이 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1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강세 전망을 내놓아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현재 비트코인이 지난해 사상 최고가 대비 46% 가까이 빠진 상태에서 나온 발언이라, 용기인지 맹신인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진짜 무서운 건 AI 공포의 반복과 일상화

이번 사건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핵심은 단일 사건의 충격 자체가 아니다. 이런 종류의 AI 발 공포가 반복적으로, 그리고 점점 더 짧은 주기로 시장을 두들기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에 있다.

돌이켜보면 올해 1월에는 중국 스타트업 DeepSeek의 저비용 AI 모델 발표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주식이 요동쳤다. 2월 초에는 AI 보안 도구 발표 한 건에 사이버보안 업종 전체가 500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날렸다. 그리고 오늘은 COBOL 자동화 소식에 IBM이 25년 만에 최악의 날을 보냈다. 사실상 매주, 아니 매일 새로운 산업 분야가 AI 디스럽션의 표적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다음 차례는 어디인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 이 만성화된 불안감은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의욕을 꾸준히 갉아먹는다. 암호화폐 시장이 이 연쇄적 충격에서 유난히 큰 타격을 받는 이유도 명확하다. 기관 투자자들의 자산 분류 체계에서 코인은 아직도 위험자산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위치에 놓여 있어, 시장에 리스크 오프 모드가 켜지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세게 매도당하는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혼선과 연준의 금리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거시경제 리스크와 AI 리스크가 동시에 시장을 짓누르는 최악의 복합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었다. 이 와중에 금 가격만이 온스당 5,234달러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데,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대이동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투자에 관한 최종 결정은 언제나 본인의 판단과 책임에 따를 수밖에 없지만, 현재 시점에서 반드시 모니터링해야 할 핵심 변수들을 정리해보자.

단기적으로는 공포탐욕지수가 20선을 회복하는지 여부가 바닥 확인의 첫 시그널이 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금 유출입 추이도 매우 중요한데, 현재 약 850억 달러 규모의 운용자산이 유지되고 있느냐, 기관 자금의 본격적인 이탈이 시작되느냐에 따라 시장의 하방 리스크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6만 74달러가 많은 분석가들이 제시하는 핵심 지지선인데, 여기가 뚫리면 5만 달러대 진입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중기적 시야에서는 이더리움의 Glamsterdam 업그레이드 진행 상황,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 그리고 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의 분기 실적이 핵심 변수다. AI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집행해온 기업들이 실적으로 그 투자의 정당성을 입증해 보이면 공포가 수그러들 여지가 있지만, 반대로 수익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신호가 연속으로 나오면 현재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매도 물결이 올 수도 있다.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는, 지금 같은 극단적 변동성 구간에서 레버리지 포지션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재 시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오늘 하루의 3.7억 달러 강제 청산 중 약 2.75억 달러가 롱 포지션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 이를 너무나 명확하게 증명하고 있다.


마치며

어쩌면 CZ가 던진 짧은 한마디가 2026년 금융시장의 가장 큰 역설을 가장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통 금융권은 그토록 오래 암호화폐의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정작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뿌리째 흔드는 것은 AI였다. 그리고 그 AI에 대한 공포가 고스란히 암호화폐 시장까지 끌어내리고 있다는 이중의 아이러니.

2026년 암호화폐 시장은 모든 코인이 동반 상승하는 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술력과 생존 능력을 갖춘 프로젝트만이 선택적으로 재평가받는 옥석 가리기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더리움과 솔라나가 현재의 핵심 지지선을 지켜낼 수 있을지, 아니면 한 단계 더 깊은 저점을 확인하러 가야 할지는 이번 주 며칠이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다.

한 가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앞으로 당분간은 아침에 코인 차트를 열기 전에 커피부터 안전한 곳에 내려놓는 습관을 들이는 게 현명할 것 같다는 점이다.


본 글의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을 확인해주세요.

참고 자료: CoinDesk, Bloomberg, Benzinga, CoinMarketCap, Stocktwits, 연합뉴스, SBS Biz, 한국경제, 코인리더스